영국에 온지도 이제 한달 반이 넘어가는데, 그동안 공부때문에 바빠서(...) 포스팅 할 시간도 없었다. QS, THE 랭킹에서 세계 100 위 안에 드는 학교라는 표현보다, 팀메이트들이 토요일 아침9시부터 조모임하자고 조르는 학교라는 표현으로 이 학교를 표현하고 싶다. 뭐 석사 할 정도면 자기가 공부를 하고 싶어 온 사람이니까. 박사는 정말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들이고...
1451년에 설립된 유서깊은 학교답게, 대다수의 건물들은 중근세의 양식으로 건축되어있다. 1451년이 언제인지 감이 잘 안 와닿는 사람들을 위해 사족을 붙이자면,1446년에 훈민정음이 발표되고, 1450년에 메디치 가문이 르네상스의 불씨를 지폈고, 1453년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어 로마 제국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백년전쟁이 끝났으며, 1491년도에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 대충 말하자면 훈민정음 만큼 오래된 학교란거다. 본인도 "600년 된 기숙사에 지내는거 아니야?" 라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면서 영국에 입국했다.
하지만 우리 과(데이터 사이언스 석사과정)는 비교적 신식 건물인 Boyd Orr Building 에서 공부하고, 그 옆에는 비교적 최첨단 건물인 James McCune Smith Learning Hub 이 있는데, 저 건물에서 커피 한잔씩 하면서 서로 코딩 및 개발회의를 한다.
도시 자체가 한적하고 (스코틀랜드 최대 도시라고는 하는데, 사실 인구수 60으로 안양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 우한코로나 때문인지 도시는 7시가 되면 깜깜해진다. 한국의 술집, 노래방, PC방 등 나이트라이프는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이 항상 공부만 할 수는 없는 법! 물론 체육관에서 운동하기도 한다. 학교에도 축구, 미식축구(?!), 테니스, 권투, 무에타이, 등산, 파워리프팅, 가라데(!!!) 등 다양한 스포츠 동아리들이 있고, 이 동네는 걸어다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게다가 영국은 앞서 말한 권투, 축구, 럭비, 골프 등 다양한 근대 스포츠들의 종주국! 당연히 펍 문화도 발달했다.
심지어 과 친구들과 같이 가기도 한다. 서른 한 살 아저씨가 박지성 맨유에 뛸 적에 2학년이던 애들과 같이 펍에 가는거?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여담으로, 과 친구들과는 롤드컵을 같이 보기로 했는데 거짓말같이 한경기도 같이 못봣다... 다들 바쁘고 정신없어서... 성적이 먼저인건 당연지사 아닌가? 외국 친구들이 페이커를 먼저 언급해주니 국뽕(?)이 차오르기도 했다. 정작 나는 2013년 페이커와 SKT 왕조 시절에는 안정적인 탑솔러 임팩트나, 상대의 정글을 찢고 죽이는 극육식형 정글러 인섹과 카카오를 더 좋아했다고 말해줬다. 그런데 외국 친구들이 임팩트, 인섹, 카카오도 기억해 준다니, 우리나라 LOL 씬의 위상이 크긴 크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공부하다보니 롤드컵이 벌써 4강인데, 담원기아, T1, GenG 모두 화이팅! 핑핑이 때문에 치명상을 입은 LPL의 숨통을 이번 세계 무대에서 끊고 한국이 LOL 최강국임을 다시 세계에 알려주길..!!!!
한 주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에게 펍에서의 스포츠 관람은 정말 좋은 보상이다. 심지어 스코틀랜드 아저씨들에게 잡혀서 축구 썰 좀 잘 푸니까 맥주를 얻어먹은 경험도 있다.
아, 그리고 스코틀랜드인데 스카치가 빠질 수는 없지.
그리고 축구를 좋아하시는 여러분, 곧 빅 컨텐츠 나옵니다...
'Scotland Life > Glasgow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4.18 Sabaton (+Babymetal, Lordi) 콘서트 (4) | 2023.04.29 |
---|